Praha,Czech 2008 - Frist day #2

프라하는 정말로 아름다운 도시 그 자체였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을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고풍스러운 건물이며, 아스팔트나 보도블럭에 익숙한 길이 아닌 돌을 하나하나 끼워맞쳐 깔아놓은 돌길에서는 오랜 세월의 시간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겨울이어서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지도 않아서인지 그 자체로 여유로움이었다. 낯선 그리고 아름다운 거리를 지도 한장 손에들고 정처없이 걸었다. 걷다가 힘이들면 눈에 띄는 노상카페에 앉아 차도 한잔 마시고, 뜨거운 와인-체코에서 처음 마셔봤다.-도 한잔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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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는 항상 유럽에서 살고 싶다고 했었는데, 막상 유럽에 와보니 왜 막연하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4박5일의 짧은 시간. 이 도시를 거닐면서 다음에는 더욱 넉넉한 시간을 갖고 다시오고 싶어졌다. 그때는 무거운 짐가방이 아니라, 가벼운 차림으로 그저 하릴없이 천천히 더 이 도시를 관망해보고 싶어졌다. 현지인들도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고, 그들의 삶에 조금 더 들어가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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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는 마리오네트 인형을 굉장히 많이 볼 수 있었다. 국립극장에서는 마리오네트로 모짜르트의 돈조반니 오페라를 상영하고 있으니 그 명성은 대단하다 싶을 정도였다. 와이프와 나는 돈조반니 공연을 보고싶어했고, 시내에 있던 조그만 소극장에 걸린 포스터를 보고 그 유명한 돈조반니 공연인줄 알고 봤는데, 실망이었다. 마리오네트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손도 다 보이고, 음향시설도 엉망이었다. 알고보니 국립극장에서 하는 것이 오리지널이라고 하는데, 올바른 정보를 가지지 못한 헤프닝이었고, 그래도 나름 운치있는 소극장에서의 공연으로 기억한다. 여행에서 갖는 실수는 또 다른 아름다운 기억을 주게 마련인가보다. 사진속의 마리오네트는 우연하게 골목길 안쪽에서 발견한 마리오네트 상점에서 촬영한 것이었다. 이 상점은 수공업으로 일일이 모든 것을 작업하고 있었고, 아주 정교하여 표정마저도 각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반영했다. 각 마리오네트의 옷도 직접 다 손수 제작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가격이 꽤나 비쌌는데, 관광상품을 파는 곳에서의 마리오네트와는 절대 비교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한참을 한 마리오네트 인형앞에서 고민하고 있던 와이프에게로 다가가 한마디를 슬쩍 건냈다. ” 언제 어디서 또 이런 걸 살 수 있겠어. 단한번이라고 생각한다면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닐거 같은데.” 와이프 얼굴이 환해지더니 이쁜 공주 마리오네트를 들고는 주인에게 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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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square street. Staromestska Namesti.
구시가 광장. 프라하에서 유명한 곳 중에 하나라서 많은 관광객들이 있었다. 특히 사진 좌측에 보이는 천문시계 앞에는 매정시마다 펼쳐지는 시계 자체의 쇼를 보기위해 많은 인파들이 몰렸다. 딱히 대단한 시계쇼는 아니었고, 시계안의 조각상들-예수의 12제자로 알고 있다.-이 나타나고, 종소리가 들리고, 옆에 종 줄을 당기는 형상을 한 인형이 왔다갔다 하는 정도이다. 워낙 유명한 볼거리라고 각 나라의 여행 사이트들이 소개들을 해놓아서인지 허무하게 끝나고 나서도 무언가 더 있을거야하는 웅성거림으로 한동안 관광객들은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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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을 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일지를 쓰기 시작했다. 이미 컴퓨터에서의 글쓰기가 익숙해진 나로써는 적잖이 당황스러웠는데, 펜을 들고 노트에 글을 적으려니 정리가 되지 않는 것이다. 컴퓨터 워드로 쉽게 글을쓰고, 지우고, 다른 곳으로 문구를 삽입하고 그렇게 글을 쓰던 버릇이 고스란히 일괄적으로 써내려가야하는 방식에 이젠 적응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인간의 뇌구조도 변하고 있는 것이겠지 싶어 펜을 들고 안절부절 못하는 나를 보며 내내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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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호텔로 돌아가는 길로 강변을 따라 걷기로 했다. 때마침 해가 서서히 지고 있었고, 우연하게 들어선 강변로의 산책길은 그야말로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그닥 쌀쌀하지 않았던 프라하의 바람속에는 봄을 기다리는 냄새가 살짝 묻어났다. 우리는 각자 가능한 천천히 강변로를 걷기로 했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않고, 각자 그 순간을 즐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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